40대 중반 어렵게 입사한 회사에서 5일만에 해고를 당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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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1988이여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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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20대 때부터 IT 회사를 다니다가 30대부터 자영업을 시작하고
코로나 시기를 이겨내지 못해 작년 폐업을 한 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고자 구직을 하였습니다.
20대, 30대 때와 달리 40대에 구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말도 안되게 힘든 일이더라고요.
이러다보니 과거에 했던 IT 분야가 아닌 막노동이라도 하겠다는 심정으로 유통회사에서 납품을 하다가
몸을 쓰는 일을 안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많이 오기도 했고 납품 과정에서 사고가 나서 다친 이후로 와이프가
잠시 쉬면서 예전에 하던 일을 다시 도전해보는게 어떻겠냐고 하더라고요.
생계를 위해서 일을 가릴 처지는 아니었지만, 와이프가 여러 번 설득을 하기에, 경력단절을 뒤로 하고 다시 재취업을 하기로 마음 먹고 2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취업의 문을 두드린 끝에 저번주 수요일 취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2주 전 과거 재직했던 IT 분야는 아니지만, 유통회사의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역할로 취업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입사를 앞두고 있었는데 입사를 몇 일 앞두고 다른 회사에서 면접 제의가 왔습니다.
평소에 애견인으로써 관심이 있던 분야였고, IT 회사로 재도전 하기 위해서 AI 공부를 하던 중
만들었던 포트폴리오도 애견과 관련된 부분이었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면접을 보기로 했습니다.
회사 자체도 작은 규모는 아니었기에 합격만 한다면 오랫동안 걱정 없이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이미 합격한 곳도 있으니 부담없이 추가로 면접을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면접을 보았고, 면접에서 탈락을 했다하여 아쉽지만 이미 합격한 곳으로 입사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당일 회사 대표님께서 연락이 오더니 "저희 집으로 오고 있다면서 잠시 대화를 하고 싶다"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집 근처에서 만나서 면접 아닌 면접을 또 보게 되었습니다.
이미 탈락 통보가 되었는데 왜 오는 것인지 이해를 하지 못했지만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지는구나 싶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었고.
기획자 출신인 저한테 MD 역할을 할 수 있냐고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전문 MD는 아니었지만 예전 회사에서 이커머스 파트가 있었고 총괄을 했었기에 로직만 파악하면 가능할 것 같다. 라고 말씀을 드리니 회사 입장에서는 일을 할 사람을 뽑는 것이라면서 역으로 제안을 하나 하더라고요.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서로 평가를 해보고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제가 희망하는 연봉과 자리를 주겠다고요"
"그러니, 한 달 동안은 최저 시급으로 지급을 하더라도 일을 할 생각이 있느냐" 라고 묻더군요.
저는 이미 합격한 회사가 있어서 조금 고민이 된다는 점을 밝히고서, 잠시 고민을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그래도 제가 관심이 있어 하던 분야이고 재미있게 즐기면서 할 수 있겠다는 판단 하에 도전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최저 시급이 마음에 걸렸지만, 어차피 한 달 뒤에 레귤러가 되면 잔여 급여를 지급한다는 약속도 하였고,
원래 일을 할 때도 새로운 방식을 찾아서 하는 것을 즐겨하는 편이라 자신도 있었기에 수락을 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합격 했던 회사에는 죄송하다고 의사를 전달하고.
면담을 가진 화요일 밤 당장 내일부터 출근을 하라고 해서 수요일부터 출근을 하였습니다.
출근 첫날 PC 세팅이 제대로 되어 있지도 않고 세팅된 PC도 노후된 PC라서 중간에 멈추어버리고 해서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을거 같아서 취업도 한 김에 제대로 일을 해보고자 노트북도 구매를 했습니다.
사실 해당 회사에 들어갔을 때 기존에 관리직이신 분께서 사직을 앞두고 있어서 인수인계를 받아야 한다고 하길래 인수인계서를 요청하였으나 메뉴얼이나 인수인계서는 없었고, 저한테 전문 MD가 아니니 제품을 눈에 익히고 외우고 하라더군요.
그래서 시키는대로 했습니다.
그리고 매일 매출 증대를 위한 방법과 관련해서 미션을 하나씩 던져 주길래 제 관점에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생각해서 보고서도 작성하고 의견도 적극적으로 제시하였습니다.
기존에 노출순위 상위에 검색된 제품들로 인해서 대부분의 매출이 일어나고 있고, 그 외에 제품은 판매가 부진하길래 기획전을 비롯해서 자사몰 또는 스토어 내에서 전략 상품들을 효과적으로 노출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기도 했고.
이후에는 소싱과 관련된 미션을 주어서 소싱일까지 진행을 하였습니다.
오늘 오후 점심시간이 끝나고 소싱 관련 결과를 보고를 드리러 갔을 때만 해도 웃으며 알겠다고 고생했다고 하더니,
1시간 정도 후 갑자기 저를 부르더군요.
미안한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이 분야는 생각보다 특수한 분야다.
MD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러니 당일 날짜로 해고 통보한다.
지금 당장 돌아가도 좋다.
이 말을 들으니 참 어이가 없더군요.
애초에 서로 한 달을 판단하자고 해서 최소 한 달의 기간은 주어질 것이라 생각했고,
매번 다양한 방안을 제시해도 뜨뜻 미지근한 반응에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뭐가 있을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이것을 이겨내려고 새벽까지 서칭하고 공부하고 출근하고 했었는데.
갑자기 오후 근무 중에 그것도 지시한 미션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보고서를 작성하다가 불려가서는 해고 통보라니요.
입사하고 한 달 동안은 서로 판단하는 기간이라면서 한 달을 프리랜서로 계약하자고 했을 때도 회사 입장에 맞추기 위해서 알았다고 하고 한 달만 죽어라 노력하려고 했었고,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제 강점이라고 생각한 기획적인 부분들을 살려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면서 적극적으로 어필을 하기도 했는데.
고작 5일 근무하고 최저 시급인 80,240원인 401,200원만 주겠다며 회사를 떠나라고 합니다.
와이프한테 40대 중반에 다시 IT 계열로 취업을 한 것을 자랑하면서 새 삶을 사는 것 같아서 너무 기분 좋다고 앞으로 기대하고 있으라며 내가 한 달 잘 버텨내서 레귤러로 올라가면 못해준 것들 더 해주겠다고 얘기까지 해놨는데.
2달 동안 힘들게 구직해서 입사한 회사에서 5일만에 해고를 당하니, 그것도 최저 시급으로..
집에 오는 길에 진짜 그냥 죽고 싶더라고요.
왜 나한테 이런 시련이 계속 닥치는 것인지..
정말 내가 뭘 그리 잘못한 것인지..
애초에 이럴 것이면 나를 왜 뽑은 것인지..
차라리 제안을 하지 않았다면 흔들리지 않았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텐데..
지금 혼자 있는데 계속 손이 부들부들 떨리네요..
정말 너무 괴로운 마음에 글을 써 봅니다..
장문이라 요약을 해야 욕을 안 먹을텐데..
마음이 너무 심란하고 지금 괴로워서 요약을 할 여력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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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1988이여님의 댓글
이런 말을 듣고 다시 힘을 내야하는데 정말 취업도 너무 힘들게 했고 힘들게 취업한만큼 기대도 컷고 기대가 컷던 만큼 부족함을 채우려고 노력도 했는데 한 달을 지켜보지는 못 할 망정 5일만에 해고를 당하니 마음이 무너지네요.
응답하라1988이여님의 댓글
합격한 곳을 마다하고 도전한다고 해도 응원을 해 준 와이프 때문에 버텨야 하는데..
살면서 이렇게 좌절하는 것이 처음이라 너무 괴롭네요.
폐업을 할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다시 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기대하고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일방적으로 해고를 당해버리니 너무 심란합니다.
응답하라1988이여님의 댓글
나름 이름도 있는 회사고 큰 회사라서 체계라는게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5일만이 이런식으로 버림 받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터라..
충격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응답하라1988이여님의 댓글
집에 와서 진짜 저한테 자책하면서도 생계 때문에 취업을 다시 도전하고 있는데 덕분에 위로가 됩니다.
발바닥젤리를받으시개님의 댓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응답하라1988이여님의 댓글
도옹탄아자씨님의 댓글
당장 중요한 건:
"정식 근로자였느냐 아니었느냐", 즉 근로계약이 성립되었는가입니다.
당신의 상황을 보면 실제 근로계약은 성립된 것으로 보입니다.
출근하여 지시받고, 일하고, 보고서 제출하고, 소싱까지 진행했습니다.
회사로부터 업무지시를 받고, 출퇴근도 했으며
임금(비록 최저시급이지만)도 지급 약속을 받았고
대표가 “한 달 보고 정규직 전환하자”고 했던 것도 사실상의 수습기간 또는 기간제 근로계약입니다.
결론: 근로계약서가 없더라도 실제로 근무를 했고, 임금 약속이 있었다면 법적으로는 ‘근로계약’으로 간주됩니다.
2. 부당해고 여부
근로계약이 성립되었으므로, 이제 문제는 해고 절차의 적법성입니다.
5일 만에 “당일 통보 후 퇴사” → 명백한 부당해고 소지 있음.
해고는 서면 통지가 원칙이며(근로기준법 제27조),
정당한 사유와 절차가 있어야 합니다.
수습기간이라 하더라도 해고 통보는 최소 30일 전 또는 30일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적법합니다.
"최저시급으로 5일치만 줄 테니 나가라" →
해고 예고수당 미지급 + 부당해고 + 임금체불 가능성까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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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씸한데 법적으로 좀 괴롭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