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베스트글 저장소
× 확대 이미지

어제 피자 주문하고 있었던 일...

작성자 정보

컨텐츠 정보

본문

안녕하세요 보배 형님 누님 동생님들


저는 경기도에서 사는 40대 중반 남성입니다.


어제 비가 많이 왔는데, 모두들 무탈하신지요..?


제가 사는 곳도 비가 많이 왔었는데, 어제 있었던 일을 올려볼까 합니다.


비가 많이 와서 배달 하시는 분들이 힘드시겠다 생각이 들었지만, 아이들이 피자가 먹고싶다고 해서


와이프가 그나마 비가 좀 그쳤을 때 빨리 주문을 했대요..


그런데 기상 상황때문인지 배달이 밀려서인지 배달이 오래걸렸다고 하더라구요


어제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니 와이프가 피자가 담긴 봉투를 들고 


"이거 잘못왔다. 지금 배*에다가 챗봇으로 이야기 하고있는데, 배고프겠지만 조금만 기다려라."


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괜찮다고, 천천히 하라고 한 뒤 쉬고있었는데, 차에 두고온게 있어서


차에 갔다가 들어오는데 어떤 배달 기사님께서 저희 집 문을 바라보다가 그냥 가시더라구요


"기사님, 혹시 잘못 온 음식 때문에 오셨어요?"


라고 말씀을 건넸더니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집안에서 잘못 도착한 피자를 드리면서


"저희가 주문한 건 이게 아니고, 페퍼로니 피자랑 오븐 스파게티에요. 아마 바쁘셔서 잘못 가져다 주셨나봐요."


라고 했더니, 기사님께서는 연신 죄송하다는 말씀을 하시며 식기전에 드셔야 맛있을텐데.. 걱정까지 하시더라구요


저희가 주문한 걸 잘못 받으신 분들이 계시는  곳은 저희 집에서 1km 정도 떨어진 곳인데


기사님께서 빨리 갔다 오겠다고 하시는 걸 


괜찮으니, 천천히 안전운전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래도 기사님은 마음에 많이 걸리셨나봐요....


생각보다 빨리 집 초인종이 울리더라구요


문을 열어보니 아까 그 봉투를 들고 서계시는 기사님..


저는 "아, 기사님 오셨어요?" 라고 반갑게(?) 인사를 건냈는데,


"저 쪽 집에서 이미 많이 드셨다고 하더라구요. 죄송하지만 오늘은 이거 드셔야할 거 같아요."


솔직히 저는 아무거나 상관 없었습니다. 저희가 주문했던 페퍼로니 피자는 아들놈이 좋아하는거 였거든요...

(많이 먹지도 않는 녀석이....ㅋㅋㅋ)


그래서 저는 괜찮다고... 비도 많이 오는데 너무 고생시켜드린 거 같아 오히려 죄송하다고...


그렇게 말씀드리고 피자를 받았는데, 기사님께서


"다른걸 받으셔가지고... 제가 다만 얼마라도 보상...." 

(여기까지만 쓴 건 이 때 제가 말을 했거든요..)

"아닙니다, 아닙니다~!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이런 날 주문한 저희 잘못도 있는데요. 괜찮습니다. 그냥 이거 먹을게요. 기사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라고 했더니 계속 허리를 굽히시며 죄송합니다. 라고 인사하시더라구요....


기사님은 50대 중, 후반 정도 되어보이셨는데...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리고 본인의 실수로 스스로를 얼마나 자책하셨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웃으면서 말씀 드렸어요.


"기사님, 괜찮으니까 안전운전 하시고 조심히 들어가세요. 저희는 이거 먹어도 돼요."


라고 했는데도 그 때까지 허리를 굽히면서 죄송하다고 하시더라구요

(오히려 제가 더 죄송했어요..ㅠㅠ)


그리고 집안으로 들어와서 피자를 먹는데, 전후 상황 모르는 아들녀석은


"페퍼로니 피자에요?" 라고....


아들이 자폐가 조금 있거든요.. 스펙트럼 정도...? 자기가 원하는 게 아니면 뾰루퉁해지거나 조금 화를 내는 정도라서..


그랬더니 와이프가

"페퍼로니 피자는 기사님이 다른집에 먹으라고 선물로 주셨대. 그래서 그 쪽 집에서 우리한테 보답으로 이 피자 먹으라고 보내주셨대. 오늘은 이거 먹자~"


그 피자는, 두가지 맛 피자였어요. 불고기 피자와 해물이 올라간... (피자 이름은 모르겠어요ㅠㅠ) 한판에 두가지 맛이 있는 피자였거든요... 와이프가 그렇게 말했더니 아들녀석도 군말않고 잘 먹더라구요


비록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저도 쿠*이츠 배달 일을 해봐서 이런 날씨에 배달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있어요.

그래서 음식보다는 기사님이 얼마나 당황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구요


기분이 많이 상하지 않아 괜찮은 저녁이었습니다. ^^









관련자료

댓글 13

천사남편삐돌님의 댓글

페퍼로니는 선물로 다른집에 가고 그 보답으로 이 피자를 보내 주신거라고...
 
 와....그 순간에 이런 멋진 재치와 순발력이라니..... 사모님 대단하시네요.

으아가악아개님의 댓글

222 저였으면 "아이고!! 아니에요 비오는데 얼른 가세요!!!!" 정도밖에 못했을텐데 어디서 저렇게 천사같이 예쁜말하는 배우자를 만났는지 부럽네여!!

닥처지바고님의 댓글

이쁜 사람 좋은 사람, 형 글 덕분에 주말 아침 기분이 좋습니다.ㅎㅎ

챔ㅍㅣ언님의 댓글

부부는 닮는다는 말이 이래서 인가봅니다
 
 와이프분을 선물로 보내주셨네요^^
전체 32,506 / 3 페이지
RSS
번호
제목
이름
  • Today 4,467 명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