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대판 싸우고 손절했는데 제가 이상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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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금요일 밤이고 해서 저도 퇴근하고 꽤 오랬동안 얼굴 못 본 친구랑 만나서 삼겹살에 소주한잔 하려했는데, 친구랑 대판 싸우고 손절했습니다.
일단 제 얘기를 하자면 98년생 28살이고, 어렸을 때 부터 안 좋은 곳이 있어서 공익으로 병역을 대체했습니다. 사회복지사 하는 친구(였던 놈)랑 만났다가 뭐 근황토크를 하다가, 제가 아무리 현역으로 안 다녀왔어도 그렇지 도저히 역겨워서 못 들어주겠어서 한마디 했더니 대판 싸웠네요.
그놈이 뭐 회사 일 때문에 힘들고 짜증난다길래 뭔일인가 했죠. 지금부터 그놈을 A라고 하겠습니다.
그 A라는 놈이 일을 하는데 그 복지관에서 일하는 공익들이 너무 불성실 하다길래 일단 들어줬죠. 얘가 그렇다면 뭔가 공익들한테 문제가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요.
근데 그놈이 공익들한테 초과근무를 좀 시키려고 했다고 하더라구요. 뭐 복지관 무슨 행사 때문에 준비 작업도 그렇고 바쁘니까 공익들한테 야근 좀 하라고 했다대요. 근데 공익들이 뭐 반항한다고 욕을 하길래 제가 하나 물어봤죠.
"너 공익들한테 초과 분만큼 대체휴무 준다고 말은 했어?"
여기 현역 출신이신 분들 거의다 모르실 것 같아서 알려드리자면 공익한테 절대로 야근을 댓가없이 시킬 수가 없습니다. 초과근무를 시키려면 1)공익요원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하고 2) 초과근무한 분 만큼 대체휴무를 줄 의무가 기관에 있어요.
A : 군대 대신 온 놈들인데 고작 그 기관 행사준비기간이랑 행사기간 며칠동안 한두시간 더 해달라는 말도 하면 안 되냐? 내가 좀 편하게 병역의무를 대신 하는구나 하고 그냥 좀 하면 안 되? 안 그래도 복지관 사정상 공익들이 일 안 하면 복지사들 힘든데 니네 공익들이 그 정도도 못 하냐? 너 진짜 공익근무할 때 칼같이 근무시간 지켰어?
본인 : 어. 지켰어. 니네 복지관 뿐만 아니라 다른데 다그렇게 해. 군대 대신이고 나발이건간에 법에 그렇게 써있다니까? 공익들 불러쓰는 다른 기관들 다 그렇게 한다고. 아무데도 니 생각처럼 안해. 너는 니가 대학 때 알바하던 곳 사장이 초과수당 안 주면 지랄 안 할거냐? 그거랑 똑같애.
A : 그럼 군인들은 6시 일과시간 끝나고도 새벽에 자다가 일어나서 근무서고 상관이 명령하면 일과시간 이후에도 작업도 해야되고 훈련도 며칠씩 밖에서 텐트치고 하는데 그건 뭔데? 난 그 법이 잘못됐다고 생각해. 공익들도 저녁 밥값을 주거나 저녁식사를 제공해주면 일을 더 시킬 수 있게 해줘야 형평성이 맞는거 아니냐?
그리고 복지사들 다들 야근하는데 공익들만 싸가지 없게 칼퇴하면 기분이 좋겠냐길래
본인 : 아니 공익들은 6시가 지나면 그 이후에 니네 복지관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알빠 아니라니까? 일이 바쁘면 니네 복지사들이 10시 까지든 11시 까지든 야근을 쳐 하라고. 공익들은 정해진 근무시간 9to6까지만 니네 기관에 성실복무할 의무가 있는거고 그 이후의 저녁 시간은 온전히 걔네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권리가 있는 시간이라고.
그리고 그 논리면 씨발 너는 그 월급 왜 쳐받고 있냐? 공익들은 말 그대로 사회복지 업무에 대한 아무 지식이나 전문성 없이 군인 병사 월급 받으면서 거기서 시키는 대로 일 하는거고 니는 거기서 제대로된 월급을 받고 일하는거야. 게다가 몸도 안 좋은데.
그 아무 전문성도 없는 공익들한테 정해진 8시간 근무시간을 도움을 받고도 니 일처리를 다 못 하면 니네 복지사들은 그 월급받으면서 존재하는 이유가 뭐냐?
그리고 형평성? 애초에 공익으로 빠지는 이유가 뭔데? 몸이 어디가 아파서 가는거야 병X아. 어디 아픈애들한테 니네 현역만큼 힘들어야 형평성이 맞다 이게 맞는 논리냐?
...
이 이후 대화는 생략 하겠습니다. 하도 서로 감정 싸움이되어버려서 굳이 여기 옮기는 것도 안 좋아 보이구요.
여기 분들한테 묻고싶은데 제가 이상한가요? 제가 28살인데 여기 분들은 아무래도 저희세대보다도 군대에서 선후임 관계에서 이런저런 부조리도 많이 당하셨을 것도 같고 더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정말 군대에서 고생 하시는 분들 존경하고 덕분에 발 뻗고 잔다고 생각해서 감사하고 있습니다(그런 군인들을 부적절하게 움직인 내란 수괴 윤석열은 다시는 감옥에서 나오면 안 됩니다!!). 같은 이유로 군대 다녀오신 예비역분들께도 감사하단 생각이구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익이라고 절대로 무시를 당해도 된다거나 편하게 복무한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노동력을 착취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저희라고 아프고 싶어서 아픈거 아니고, 저희도 저희 선택으로 공익이 된게 아니라 신체검사 결과가 4급이 떠서 공익으로 간 것일 뿐입니다.
더욱이 저 놈처럼 공익한테 정해진 근무시간 주 40시간을 보조를 받고도 자기들 일 너무 힘들다고 대체휴무도 없이 일을 더 시키는 것은 자기 본 업무에 최소한의 책임감이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여기 글 올리는 이유는 현역 나오신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 궁금해서요.
정말로 공익이면 법에 그렇게 써있어도 '인간적으로' 그냥 야근은 해줘야된다 그렇게 생각하시는건지,
한시간 더 근무시킨걸 대체휴무를 달라고 요구하는 공익들이 야박하다거나 치사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현역 다녀오신 분들 눈에는 제가 이상해보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