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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소천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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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몇 달간의 응급실, 중환자실, 그리고 요양병원에서의 길고 긴 투병 끝에, 아버지께서는 요양병원 병상에서 약하고 잦은 숨을 내쉬시다 지난 8월 27일 수요일 저녁, 향년 80세로 평온히 눈을 감으셨습니다.


아버지가 처음 쓰러지신 건 벌써 25년이 넘은 일입니다. 당시 과중한 업무로 인해 뇌출혈로 쓰러지셨고, 다행히 산재가 인정되어 혜택을 받으셨지만, 그 과정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 모든 힘든 일을 어머니께서 끝까지 해내셨습니다.


그 후 아버지께서 잠시나마 혼자 거동하실 수 있을 때까지, 어머니는 병원과 운영하시던 미용실을 오가며 병수발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은 저희 세 쌍둥이가 모두 결혼하는 모습을 보시는 것이었습니다.

세 명 모두 마흔이 넘어서야 결혼했지만, 첫째와 둘째는 손자를 안겨드려 조금은 위로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막내로서 끝내 며느리를 직접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마음에 남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번 주에 며느리가 한국에 온다는 소식만은 전해드릴 수 있었고,

아버지께서 그 말씀을 들으시곤 곧 눈을 감으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늘 아버지께 제대로 효도하지 못한 불효자라 생각하지만, 늦게나마 결혼해 며느리를 얻었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었던 것만으로 마음을 달래려 합니다.

이제는 홀로 계실 어머니가 걱정이지만, 자주 찾아뵙고 힘이 되어드리려 합니다.


“아버지, 2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얼마나 답답하고 힘드셨을까요. 이제는 좋아하시던 술도 마음껏 드시고, 편히 잠드세요.”


이 글은 제 마음속에 오래 남기고 싶어 기록으로 남겨둡니다.

혹여 불편하게 느끼셨다면 너그러이 양해 부탁드리며, 괜찮으시다면 아버지의 명복을 함께 빌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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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6

꽃길만걸으소서님의 댓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마음 잘 추스르시고 너무 오래 슬퍼하지마세요

눈떠보니마법사님의 댓글

슬프긴하지만 아직 실감나지않아서.. 얼떨떨한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국외의원님의 댓글

유족분들께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시엔일레나님의 댓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버님 하늘에서 막둥이 며느리 보셨다고 좋아하실 거에요

이발소가는스님님의 댓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늘에서도 새며느리를 사랑하실겁니다

대추나무사람털렸네님의 댓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이소식을 접하니 벌써 14년이 지난 아버지가 보고싶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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