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소돔과 고모라 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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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선망의 이름' 강남에서 벌어진 그 사건
2년전인 2023년 8월 2일, 서울 강남 압구정역 인근 도로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압구정역 롤스로이스 사건으로 기억되는 이 사고로 피해자는 끝내 사망했고,
가해자 신모씨는 징역 10년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특히 이 사건은 강남경찰서의 미심쩍은 수사 행태로 더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사고는 20대 가해자가 병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벤조디아제핀을
투약한 상태로 운전을 하다 발생했다.
투약량이 많아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태였음에도 신씨는 운전대를 잡았고,
다리 하단 램프를 들이받은 뒤 인도로 돌진해 피해자를 치었다.
차는 다시 가속해 피해자를 또 받은 뒤 차 밑에 끼운 채로 건물 외벽에 들이박고서야 멈췄다.
피해자 구호 조치도 하지 않은 신씨는 체포 후 난동을 부리다 체포됐으나
이후 법률 대리인으로 나선 로펌의 신원 보증으로 풀려났다.
그러나 마약 검사 결과 체내에서 7종의 향정신성의약품이 발견되면서
결국 위험운전치상 혐의로 구속됐다.
이렇듯 약물과용으로 사고를 낸 데다 피해자가 사흘 만에 뇌사 판정을 받은 사고였음에도
경찰이 신씨에 대해 아무런 압수수색도 하지 않은 사실이 이후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하필 관할서가 이전부터 사건 당사자들과의 유착 관계 의혹이 일어
뒷말이 많았던 강남경찰서다보니 이 사건 가해자도 연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고,
2년 가까이 지난 올해 7월 당시 담당 경정이 신씨에게 거액의 접대를 받고
신씨를 풀어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대중들 의심이 억측만은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신씨에게 마약류 약물을 처방한 의사도 도덕적으로 처참한 인물이었는데,
불법적인 약물 처방은 물론 수면마취 상태에서
한 여성을 성폭행해 이 여성이 이후 사망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이 의사는 도주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2심에서 감형돼 징역 10년형을 받은 신씨보다
더 긴 징역 16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 사건은 젊은 나이에 고급 외제차를 몰다 사망 사고를 내고도 난동을 부린
몰염치한 가해자, 청렴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서울 핵심 지역 관할 경찰,
쾌락을 쫒는 군상들한테 마구잡이로 약물을 처방한 막장 의사까지,
돈이 많이 모여 그만큼 썩었다는 서울 강남의 이미지가 집약된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이 이미지 안에는 사고 100여일만에 사망한 피해자와
그 유족들을 위로해줄 만한 그 어떤 성찰과 윤리도 보이지 않는다.
소돔과 고모라가 강남에 재현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