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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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집사람이랑 낡은 사진엘범 정리했어요
생각해보니 우리 부부도 일년에 한번 들여다 볼까말까한 옛날 사진첩
정리좀 해야할것 같아서요 80~90%는 버린것 같네요
정리하다 보니 1991년 6월 2박3일 일정으로 다녀왔던 울릉도 사진이 몇장 있네요
인천서 한양올라가 다시 기차타고 내려가 새벽녁 묵호항 근처 목욕탕에서 목욕하고 시간 남아
잠깐 눈 붙였는데
목욕탕 아저씨가 배타러 온거 아니냐며 (배낭 보고 아셨을듯..) 깨워주셔서
허겁지겁 꼴등으로 카타마란호 에 승선
효도관광 오신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셨고
배가 출발하자 터지던 어르신들의 환호성은 머지않아 멀미지옥 으로 바뀌었었죠
여기저기 선실에 실신해서 누워가시는분
비닐봉다리에 오바이트 안하시는 분 찾기가 힘들정도로 암튼..
그렇게 2시간만에 도착한 내 기억속의 울릉도는 평화로움, 아름다움, 여유로움 그 자체 였어요
배 도착시간에 맞춰 동네분들 전부 마중 나오신줄 알았어요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저마다 고객유치(민박손님) 하느라
저는 초딩 아이 손에 이끌려 이틀 묵고 왔습니다
제법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도 엊그제 장면처럼 생생한건
저녁이면 오징어 배들의 집어등으로 환했던 도동항
2박3일동안 구석구석은 아니어도 섬둘레 도 한바퀴 돌아봤구요
어느 부대 군인들이랑 부대 근처 도로에서 가져간 라면도 끓여 나눠먹고
아주 작은 사이즈 지만 테트라포트 만드는 공장도 지나쳐보고
한국소와는 전혀 다른 동남아 소들만 엄청 많았던 기억
공중전화 부스 마다 몰려있던 울릉도 꼬맹이들
전화카드 모으는게 아이들에게는 큰 재미 였었나봐요
통화 하고 나오는데 아저씨 (금액) 얼마나 남았어요.?
새거가 있어 천몇백원 남은거 줬던 기억
나리분지 의 포근함
그리고 제일 가보고 싶었던 성인봉
다음에는 여친이랑 올거라고 열라 다짐했는데 아직 못가보고 있네요
20대초반 부터 지금 까지도 설레게 하는 단어가
낯선곳에서 하룻밤 이죠
그곳이 바다든 내륙이든 산골이든 낯선곳에서 맞는 여유로운 저녁풍경 이 없다면
참 재미없는 삶이 었을겁니다
울릉도
91년 그때는 그랬어요
도동항에 민박손님 모시러 나오셨던 주민들, 어느식당을 가도 반갑게 맞아주시던 사장님들
길 걷다 길을 물어도 친절히 응대 해주시던 밝은얼굴들이
다시 울릉도를 찾게 만든게 아닐까 싶어요
제가 음악을 너무 좋아하지만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는 일부러 안봤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좋아했던 프레디 머큐리의 모습으로 남기고 싶어서였죠
베스트 에도 울릉도 관련글이 있던데
사실.. 집사람이랑 작년에도 올해도 울릉도 갈까 망설였거든요
그런데 쉽지않을것 같네요
섬이 크지 않기도 하지만 관광객 에게 있어 먹고 자고 선택의 폭이 너무..ㅠㅠ
좋았던 추억으로 남겨야 할까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