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중 추락, 뇌사상태 두 아이 아빠…104명에 새 삶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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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을 한 뒤 세상을 떠난 장상빈 씨(오른쪽 위)와 그 가족(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근무 중 추락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40대 가장이 타인을 위해 장기와 인체조직을 나누고 하늘을 떠났다. 그에게 도움받게 된 사람만 104명에 달한다.
2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6월 6일 경상국립대학교병원에서 장상빈(44)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간과 좌우 신장, 우측 안구를 각각 기증했다.
또 피부, 뼈, 연골, 혈관 등 인체조직도 기증해 100여 명 환자에게 기능적 장애 회복의 희망도 선물했다.
15년 넘게 보안업체에서 일하던 장 씨는 지난달 3일 공장의 시설 보안점검을 하다가 5m 높이에서 추락했고,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장 씨 가족은 사람을 좋아하고 남을 돕기를 좋아했던 그였기에 마지막 순간도 누군가를 살리는 아름다운 일을 하고 떠나길 원했다.
장 씨의 아내 역시 20대 초반에 아픈 친언니에게 신장을 기증한 적이 있었고, 당시 장기기증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또한 어린 자녀들이 아빠가 좋은 일을 하고 간 사람이라고 기억할 수 있도록 기증을 결심했다.
장 씨는 밝고 활발해 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했으며 언제나 아이와 놀아주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했고, 쉬는 날이면 아이들과 함께 캠핑하러 가곤 했다.
장 씨 가족은 장 씨의 5살 아들과 3살 딸에게 "아빠는 아픈 사람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빠가 즐겨듣던 음악과 좋아하던 음식 등 하루에도 수십 번이 넘게 아빠 이야기하며 저녁이 되면 아빠가 일하고 돌아올 것 같다고 말한다고 한다.
장 씨 아내는 "사랑하는 남편을 다시 볼 수 없다니 믿어지지 않고, 지금이라도 다시 돌아와 줬으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너무나도 좋은 남편, 좋은 아빠였고 아이들 걱정은 하지 말고 하늘에서 편히 쉬어. 고마웠어. 사랑해."라고 말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