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태훈소령 아빠입니다.-두번째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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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해와 화재 피해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많은 이 시기에 불편한 글을 올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답답한 마음에 또 글을 남겨 죄송합니다.
두 번째 장례식의 시작은.... 모든 수습이 끝났다는 해군의 이야기를 듣고 사고 현장을 방문했었습니다. 아들이 매일 대형 텀블러에 아이스커피를 놓고 마시면서 근무했다고 해 하늘나라로 가면서 아이스커피라도 마시고 가라고 놓고 오려고 했습니다.
하필 그때 사고현장이 제대로 수습되지 않은 상태를 확인했고, 그 이후로 제가 찾은 뼈들과 유품, 매일 가서 찾기를 반복하다 보니 몇 번 부대에서 나와 장병을 동원해 추가 수습한 것을, 어제 오후(18일)에 포항 부대 입구 해군 항공역사관 옆에 따로 수목장하였습니다.
나무 옆에 최근에 수습한 유골들을 묻었습니다. 차후에 나오는 유골들은 묻지 말고, 나무 근처에 뿌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미안하다. 아들.... 죽어서도 여기저기 묻히게 해서....
저는 어제도 오전 일찍 사고 현장에 가서 혹시나 비가 많이 왔기에 흙 위로 드러나 발견할 수 있는 우리 아들의 작은 뼈라도 더 찾아보기 위해 달려갔습니다.
해군에서는 지금까지도 사고 현장을 마무리하면서 끝까지 그리고 철저히 한다고 했지만, 유가족인 제가 보기에는 그 과정과 순서가 너무나 부실합니다.
어제 발견한 유품들. 뼈로 보이는 것들과 올 때마다 사랑하는 아들 좋아했던 커피와 음료수를 바꾸어 다시 올리곤 합니다. 제발 조금이라도 먹고 가라고.... 주위의 들꽃도 올려봤습니다.
사고 잔해가 많이 있음에도 일부 현장을 20센티 이상 흙을 덮어버려 저 속에서 비행기 잔해와 파편들이 계속나오는데, 혼자 할 수가 없네요.... 저기에 애들의 뼈와 살들이 묻혀 있을 텐데......
지난 16일에도 49재라고 해서 영천호국원을 들러 좋아했던 화분과 함께 자장가를 여러 번 불러주고 또, 사고 현장에 갔습니다.
사고 당일 12시경 제주에서 작전이 아니라 누군가를 태워주기 위해 출발하면서 점심을 먹을 수 없어 급하게 맘스터치 버거를 받아 비행 출발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높은 사람이 타고 있어서 비행 중간에 먹을 수도 없었을 것이고, 포항에서 착륙 후 사람 내려주고 몇 분 만에 바로 이륙했다기에 시간이 없어 아마 그 버거는 먹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늘로 간 아들과 그 동료들이 이승을 떠나기 전에 편하게 먹고라도 가라고 맘스터치 버거 4개를 준비하였고 아들이 좋아했던 스타벅스 커피도 4잔을 준비하였습니다.
절에 다니지 않기에 평소에 좋아했던 과일, 음료수 그리고 항상 동료들을 챙기면서 지냈다고 하여 너만 먹지 말고 살아있을 때처럼 다 챙겨주고 가라고 했습니다.
점심도 못 먹고 하늘나라로 간 사랑하는 아들을 보면서 평소 비행사로서 저렇게 바쁘게 생활했음에도 못난 이 아빠는 '군대 생활 잘하고 있겠지.'라면서 무심하게 살아온 지난날의 하루하루들이 너무 미안합니다. 잘못했다. 아들.... 사랑하는아들.... 아빠가 정말 잘못했다.
잘 먹으라고 하고 주위를 돌러보는데, 도랑에 처박혀 있는 부품을 또 발견합니다. 왜 자꾸 저런 부품들이 제 눈에 발견되는지.... 왜 자꾸 사고 현장을 떠나지 못하게 하는지....
저렇게 큰 부품을 찾지도 못하면서 작은 부품하나라도 다 찾아 비행기 생체지도를 만들어 사고원인을 밝힐 수 있다고 뻔한 거짓을 이야기하는지....
아버지로서 아들을 보내면서 할 수 있는 게 없어 49재에 방문했고 '제발 더 이상 내 눈에 보이지 마라.'하면서 둘러보는데 저렇게 큰 부품이 발견됩니다. 남들은 더 이상 저 현장에 가지 마라는데.... 안 갈 수가 없습니다. 미안해서.....
사고조사단장은 중간에 비리로 교체되었고, 조사위원 중에는 이 비행기를 조종해 본 사람 하나 없다고 합니다.
추락하면서 아들과 얼굴까지 봤다는 목격자는 비행기 훈련 코스 바로 밑에 살기에 굉음에 놀라 나와보니 머리로 떨어지는 비행기가 자기를 피하고자 머리 위로 부딪힐 정도 지나가면서 우리 부조종사인 태훈이 얼굴을 봤다고 합니다.
그 목격자 위로 바로 내렸으면 그 다음으로는 평지라 비상착륙도 가능했을 텐데 피하려고 하다 보니.......
공개된 cctv에서는 바로 추락한 것처럼 보이지만, 목격자 말을 참고하면 조종사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비상착륙지를 찾아 조종을 했고, 민가와 사람을 발견하였기에 그를 피해야 했으며 순간 출력을 올려 목격자를 지났지만, 비행기가 또 회전하면서 평지 옆의 우측 산 쪽으로 뒤집혀 추락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목격자는 평생 거기서 초계기 지나가는 엔진소리를 들었지만, 그렇게 큰 굉음은 듣지 못했다고 하고, 제가 엔진은 이상없다고 한다 하니 격분하시면서 '그러면 자기를 위해 죽은 애들이 너무 억울하다'고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사고나기 전 5월 10일 제주에서 상견례를 하였고, 저희들의 도움 하나 없이 결혼식 준비하면서 식장 예약했다고 엄마한테 자랑했던 우리 아들.. 30도 못살고 간 우리 아들.. 축하한다는 말도 못하고 멀리서 사진만 찍은 못난 아빠....
어제도 두번째 장례식 후 부대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1. 사고조사단의 내용은 우리도 알 수 없다. 2. 유가족이 궁금해하는 내용은 조사단과 직접해야 한다.(유가족 한 분이 연락해봤지만 어떠한 답도 들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3. 유가족들은 더위에 동원될 병사들의 안전을 위해 더 이상의 수습은 반대했지만 현장은 굴착기를 동원해 모든 흙을 모아 채를 걸러서라도 확인하겠다. 4. 예정에 없었던 비행이 갑자기 있었던 것은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한다. 5. 인원 수송을 위해 초계기를 이용하기도 하기에 문제는 없다.'였습니다.
사고조사단은 민관군의 전문가라고 하지만, 단장은 해군 예비역 대령이고, 위원 중에는 이 비행기를 조종해 본 사람도 없다 하며, 거기에다 사고 결과에 따라 차후에 막대한 배상이 제기될 수 있는 업체 관계자도 있다고 하고.... 그래서 유가족인 저는 현장 수습 과정을 봤을 때 당연히 없겠지만 사고조사단은 원인 조사보다는 모종의 다른 거래까지 가능하지 않을까 의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엔진을 만들었다는 미국회사에서 사람들이 온 후 그렇게 큰 굉음을 내면서 추락한 비행기 엔진은 정상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습니다.
이 초계기는 전역한 이 비행기 조종사들이 '날아다니는 관짝'이라고 했다는 보도도 있고, 고장이 잦고 부품이 단종된 지 너무 오래되어 비행 전에 문제를 발견하면 옆에 비행기 부품을 임시로 바꾸는 일은 흔하며, 도저히 안 되는 부품은 정비사분들이 임시로 만들어 비행하도록 만들어야 해서 그분들이 너무나 고생 많다고 태훈이가 이야기한 적도 있습니다.
7월 9일 사고설명회에서 초계기 비행을 재개했고, 이는 새로 온 사령관이 계획했으며, 모든 책임은 본인이 진다고 했습니다. 사고 당시의 사령관은 가고 없고, 새로운 사령관은 앞으로의 사고에만 책임이 있는 것처럼 들리니 결국 4명의 군인이 죽은 이번 사고에 관해 책임질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최근 인천의 맨홀 사고로 2명이 사망하자 그와 관련해 7명이 입건되어 수사를 받고 있다고 뉴스에 나온 적이 있습니다. 또 다른 뉴스를 보면 평소에 존경한 새 대통령도 사고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그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하지만, 전 그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고 이번 사고와 관련된 유가족으로서 한낱 거짓말쟁이의 허풍으로만 들립니다.
저는 철저한 사고 조사와 원인 규명을 통해 아들이 사랑하고 아꼈던 선후배와 동료들을 싣고 지금도 날아다니는 저 비행기들이 도저히 비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밝혀 주기를 기원합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도 불안과 더불어 공포 속에 비행해야만 하는 많은 이들을 버려두지 말고, '과할 정도의 예방'이 아니더라도 제대로 된 부품이라도 공급하여 먼저 간 태훈이가 하늘나라 가면서 환하게 웃을 수 있도록 꼭 해결해 주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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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초계기 사고로 순직한 고 이태훈 소령 아빠입니다.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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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고 이태훈 소령 아빠입니다. 2부 허술하기만 한 현장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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